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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체육수업 성찰기

1. 교실 밖 5분이 필요했던 날 (통합환경에서의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략)

by 통합체육 준우쌤 2026. 1. 11.

 
재작년 여름, 옆반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 담임 선생님께 조퇴를 요구했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반복되는 요구에 옆자리 담임 선생님도 더는 물러서기 어려운 얼굴이었다.
 
그날 가장 걱정됐던 건 ‘조퇴’가 아니라, 학생의 감정이 급격히 올라올 때 나타나는 위험 신호였다. 말이 막히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아이들이 간혹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체육수업과 방과후 특수체육을 하며 그 학생과 어느 정도 라포가 있었지만, 막상 위기 순간에 '어떻게 개입해야 안전할까?'에 대한 답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
 
나는 옆자리 담임 선생님께 양해를 구한 뒤, 그 학생에게 말했다.
“지금은 여기서 얘기하려고 하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우리 5분만 바깥 공기 쐬고 오자.”
 
학교 울타리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눈에 들어온 건 나무와 수풀.
나는 속도를 낮추고, 손에 닿는 잎 한 장을 같이 만져 보게 했다.
 
“향이 어떤 것 같아? 지금은 복잡한 말보다, 숨을 길게 쉬는 게 먼저야. 나도 같이 할게.”
 
몇 분이 지나자 학생의 어깨가 아주 조금 내려왔다. 우리는 다시 교무실로 돌아왔고,
나는 ‘적어도 점심까지는 학교에 남아보기’로 약속을 잡았다. 완벽한 해결은 아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곧바로 또 조퇴를 요구했다.
 
그래도 그날은, 위험한 신호가 더 커지기 전에 멈춰 설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졸업식 날, 그 학생이 꽃과 편지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편지의 문장은 길지 않았다.
 
거창한 상담이 아니라 “안전하게 숨을 고르게 해주는 몇 분”이 학생을 다시 교실로 돌아오게 하는 다리를 놔주고 안전한 관계를 맺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에피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