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체육수업 성찰기

7. 통합수업 중의 갈등 관리와 아이를 위한 팀 구성

by 통합체육 준우쌤 2026. 1. 11.

 

교실 안에서 통합 체육 수업을 진행하던 날이었다.

나는 학생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시야가 닿는 가까운 자리에 앉혀 두고,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활동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수업은 흘러가고 있었고, 나는 각자의 참여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때 장애학생이 옆 분단 친구를 노려보며 내게 말했다.

“선생님, 쟤가 저한테 ‘닥쳐’라고 했어요.”내가 관찰한 범위에서는 그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순간 중요한 건 “진실 공방”이 아니라, 학생이 그렇게 느꼈다는 사실 자체였다. 나는 먼저 학생의 감정을 붙잡고, 진실은 차분히 확인하기로 했다.

 

“그렇게 들렸구나. 기분이 많이 상했겠다. 선생님이 확인해볼게. 지금은 숨 한 번 고르고 여기서 잠깐 같이 서자.”

하지만 학생의 감정은 이미 빠르게 올라오고 있었다. 도구를 거칠게 다루고, 수업 흐름을 끊는 말과 행동이 이어졌다. 결국 책상에 고개를 묻고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교사로서 수업을 지키기 위해 해야할 일을 정리하자면

1. 즉시 대응

  • 안전 확보: 위험물/도구 정리, 거리 확보, 주변 자극 낮추기
  • 감정 인정 + 사실 보류
  • “그렇게 들렸구나. 속상했겠다.”(감정 인정)
  • “선생님이 확인해볼게.”(사실 보류)
  • “지금은 숨 한 번 고르고, 여기서 잠깐 같이 서자.”(행동 지시)

 

2. 사실 확인

  • 당사자 분리: 공개 망신/대립 구조 만들지 않기
  • 확인 문장(중립) / “방금 어떤 말이 오갔는지 선생님이 확인이 필요해.”
  • 결론을 서두르지 말고, 규칙을 먼저 재확인 / “우리 반에서는 상대를 낮추는 말은 금지야.”

 

3. 진정

  • 선택지 제공(통제감 회복) / “여기서 조용히 숨 쉬기 vs 복도 끝까지 천천히 걷고 오기”
  • 재진입 목표를 ‘작게’ / “지금은 5분만 진정하고, 다음 활동 1개만 참여해보자.”

 

4. 수업 여세 유지(교실 전체 운영)

  • 나머지 학생에게는 즉시 과제 재제시(대기시간 최소화)
  • 또래 자극 차단(구경/웃음/코멘트) / “지금은 각자 활동에 집중. 다른 사람 이야기 금지.”

 

5. 사후 처리(수업 후 5분)

  • 사실/관찰 기록(감정/추측 제외)
  • 언제/어디서/학생 발화/교사 개입/결과/다음 계획
  • 특수교사와 공유: 촉발 요인/진정 루틴/다음 시간 예방
  • 학부모 소통(필요 시): “문제 보고”가 아니라 “공동 전략 합의”

 

이 장면을 ‘장애’만으로 귀인해서 해석하면 위험하다. 학교 현장에서 통합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장애의 유무를 떠나서, 아이들이 오해를 다루는 기술, 감정을 낮추는 방법, 함께 지내기 위한 규범을 연습할 기회가 더 필요하다.

 

학교는 그 연습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다만 혼자서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확신하게 된다. 특수교육대상학생의 사회화라는 목표는 교사 한 사람의 의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부모–특수교사–교과교사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같은 언어로 유연하게 소통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오해가 생기나?” “감정이 솟구치기 전에 어떤 신호가 먼저 나오나?” “교실에서 사용할 진정 루틴은 무엇이고, 집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어갈 수 있나?”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곧 ‘팀’이다.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아이의 안전과 학습과 존엄을 기준으로 함께 결정하는 어른들의 팀. 나는 그 팀이 만들어질 때, 아이가 이 사회를 조금 더 제대로 살아낼 수 있는 발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